우리는 전기를 아주 당연하게 생각한다. 전기는 어디에나 있어서 필요할 때면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다. 정전이 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전기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냉방과 난방, 요리, 조명, 음악, 운동, 컴퓨터 등 너무나 많은 것들이 전기에 의존하고 있다. 전기는 배전망이라는 놀라운 시스템을 통해서 발전소에서 우리의 집에까지 여행을 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아주 눈에 잘 띈다. 교외나 시골에 사는 사람이라면 집 밖에만 나가면 누구나 이를 볼 수 있다. 대도시나 아파트 지역에서는 지하게 매설되어 잘 볼 수 없다.
발전소에서
전기는 발전기가 있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다. 발전기는 수력 발전소의 수차나 큰 디젤 엔진 혹은 작은 발전소에 있는 가스 터빈에 의해서 회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증기 터빈이 발전기를 돌린다. 이 증기는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연소시키거나 원자로를 사용해서 만들어질 것이다. 크기에 상관없이 발전기는 모두 3 상의 교류 전기를 만든다. 3상 교류 전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상 전기를 먼저 알아야 한다. 단상 전기는 보통의 가정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보통 전기 소켓은 220 볼트의 단상 교류 전기를 공급한다. 집에 있는 소켓에서 나오는 전기를 오실로스코프로 시험해 보면 초당 60사이클로 200 볼트에서 250 볼트 사이에서 진동하는 사인파와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치가 250 볼트일뿐 평균전압은 220 볼트이다. 이와 같이 진동하는 전기를 AC, 즉 교류라고 부른다. AC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DC, 즉 직류이다. 배터리는 직류를 공급한다. 배터리에서는 음극에서 양극으로 한 방향으로만 전자가 지속적으로 흐른다. 배전망에서는 교류가 직류에 비해서 적어도 다음의 네 가지 장점이 있다. 교류는 쉽게 고전압으로 승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거리를 송전할 때 직류에 비해서 전력 손실이 매우 적다. 대형 발전기에서는 교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직류로 변환시키려면 또 다른 단계가 필요하다. 변압기가 작동하려면 교류가 있어야 하며, 배전망은 변압기에 의존한다.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것은 쉽지만 직류를 교류로 바꾸는 것은 아주 어렵고 돈도 많이 든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발전소는 교류를 생산한다. 그러나 교류는 서로 120도씩 차이가 나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위상을 가진 전기를 동시에 공급한다. 모든 발전소에서는 네 개의 전선이 나온다. 각각의 위상별로 하나씩의 전선이 필요하고 거기에 중립의 전선, 즉 어스선이 더 추가되어 있는 것이다. 3상 전기에 특별하거나 어떤 마술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120도씩 위상 차가 나면서 동기화되어 있는 세 개의 단상 전기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3상일까? 왜 하나나 둘 혹은 넷이 아닌 것일까? 단상이나 두 개의 위상을 가진 전기보다 3상 전기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순간에도 세 개의 위상 중 어느 하나는 항상 피크에 가깝게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단상이나 두 개의 위상을 가진 전기에서는 사인파가 0 볼트를 지나가는 120개의 모멘트가 있다. 고전압의 3상 모터나 3상 용접기와 같은 장비에서는 출력전기가 나오기도 한다. 네 개의 위상에서는 3 상보다 크게 나은 점은 없으면서도 하나의 전선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3상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것이다. 그렇다면 네 번째 선, 즉 어스선은 왜 필요한 것일까? 전력을 분배하는 시스템에서는 지면을 하나의 전선으로 이용한다. 지면은 아주 좋은 전도체이면서 거대하기 때문에 전자가 되돌아오는 길로 이용하기에 좋다. 배전망에서 어스선으로 사용되는 "지면"은 문자 그대로 밖은 나가서 걸어 다닐 때 밟고 다니는 "땅"이다. 여기에는 지구 표면에 있는 먼지나 바위, 지하수 같은 것들이 있다.
변전소에서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기는 전송선에서 변전소의 분배망으로한 단계 내려가야 한다. 변전소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두세 가지의 일을 한다. 변압기가 전송전압(수십만 볼트에서 수만 볼트)을 분배전압(보통 2만 볼트 이하)으로 낮춘다. 모선에서 여러 방향으로 분배전기가 갈라져 나간다. 필요하면 회로 차단기나 스위치가 변전소와 전송망 혹은 변전소에서 나온 분배망과의 연결을 끊는다. 변전소에서 나온 3상 전기는 이제 각각의 가정이나 사업장을 향해서 길을 간다.
가정에서
한 집에서는 세개의 위상 전기 중 단 하나의 위상만 필요로 한다. 따라서 여러분의 집 주변에서는 다음 두 가지 일 중 하나가 일어난다. 즉 한동네에는 모두 단상 전기가 분배되거나 혹은 3상 전기가 모든 가정을 다 지나가지만 각 가정에서는 그 중 하나를 끌어다 쓰는 것이다. 각 가정 앞의 전봇대에서는 변압기가 설치되어 있다. 변압기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변압기가 하는 일은 가정으로 들어가는 수천 볼트의 전압을 보통의 가정용 전기에 필요한 전압으로 낮추는 것이다. 변압기에서는 두 개의 전선이 나오지만 가정으로는 세 개의 전선이 들어간다. 변압기에서 나온 두 선은 각각 120 볼트를 운반하는 절연된 전선이지만 서로 180도의 위상 차를 가지고 있어서 둘 사이의 차이는 240 볼트이다. 나머지 한 선은 어스선이다. 이러한 배열 때문에 각 가정에서는 120 볼트나 240 볼트의 전기용품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240 볼트의 전기는 시간당 와트 수를 측정하는 계량기를 통해서 집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회사가 전기 사용량에 대해서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